면형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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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받은 사랑, 끝까지 사랑하는 삶

                                    ( 천안지부 서약자 박은순 아녜스)

 

2026년 9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약을 했습니다. ‘정말 내가 서약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마음을 가득 채웠고,

부족한 제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자신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힘든 순간마다 저를 이끌어 주셨던 주님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입회 때부터 청원과 수련의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아녜스야, 나만 믿고 따라오너라.’ 하신

주님의 그 부르심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며 한 걸음씩 걸어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주님을 찾아간 것보다 주님께서 먼저 저를 불러 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 일에 매여 마음에 분심이 많고 신앙의 기쁨을 잃어 가던 때 저는 재속복자회를 만나게 되었고,

복자여자중학교를 졸업한 저에게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낯설지 않고 반가운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완덕오계를 배우고 창설신부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신앙은 그저 마음으로 믿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임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마음을 깊이 움직인 것은 ‘형제애’였습니다.

형제가 없는 무남독녀로 살아온 저에게 재속복자회는 친자매 같은 자매들을 선물로 안겨 주었습니다.

기쁠 때 함께 웃어 주고 힘들고 어려울 때 마음을 나누며 곁을 지켜 주는 자매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알게 되었고,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걱정하며 걸어가는 시간 속에서 진정한 가족을 만난 것처럼 따뜻함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주님께서는 신앙의 길을 함께 걸어갈 동반자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저 또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가 받은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다른 이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서약을 마친 지금, 기쁨과 감사의 마음 한편에는 앞으로 더 잘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도 있습니다.

서약은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의 길을 더욱 성실하게 걸어가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때로는 흔들리겠지만,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보다 제 곁에 있는 사람을 먼저 바라보고 작은 수고를 기꺼이 나누며 형제자매를 사랑으로 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님을 잊지 않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 안에서 주님의 모습을 발견하며,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면서 주님의 손을 놓지 않고 제가 받은 사랑을 삶으로 조금씩 갚아 나가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불러 주시고 서약의 은총을 허락해 주신 주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에서 태어나고 사랑을 위해 생겨난 사람으로서, 제 삶의 본도 사랑이요, 목적도 사명도 사랑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주님께서 제게 베풀어 주신 사랑을 자매들과 이웃에게 나누며

기쁠 때나 힘들 때나 사랑을 선택하고 작은 일에도 사랑을 담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끝까지 사랑하는 아녜스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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