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이영준 베드로 신부님)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창밖의 꽃을 보며 봄소풍을 생각했습니다.
작년 봄소풍 때 차량 2대로 이동하면서 햄버거와 콜라 박스를 각각 1개씩 실어야 하는데 실수로 한 차에는 햄버거만 2박스, 다른 차에는 콜라만 2박스 싣게 되었습니다.
내 차에는 햄버거만 2박스라 햄버거를 2개씩 먹게 되었다. 이때 햄버거를 2개씩 먹으면서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햄버거를 2개나 먹게 되었다며 감사하고 어떤 사람은 콜라가 어디 있냐고 불평을 하였다.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우리들의 상황은 변하지 않는데 우리 마음가짐이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는 외로움을 많아 힘들어하곤 합니다.
수사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어떨 때 외로움을 느끼나?
내 마음을 못 알아줄 때, 대화가 사라졌을 때 등...
함께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마음가짐이 외롭게도하고 즐거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이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로운 이 시간이 예수님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라 여기면 기뻐집니다.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늘 나와 함께 하시고 늘 나를 기다려주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면 외롭지 않습니다. 외로움이 은총의 시간임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간음하는 여자를 데려와 시험합니다.
용서해야 하느냐?
단죄해야 하느냐?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예수님의 이 말을 듣기 전까지 여인은 외롭고 두려웠을 것이다. 이때 예수님께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주셨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여인만 홀로 남았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여인은 예수님의 이 말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늘 죄를 짓고 살아갑니다. 그런데도 타인의 잘잘못을 지적합니다. 타인의 잘못에 익숙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돌을 놓고 떠나가는 동안 예수님께서 땅에 뭐를 쓰셨습니다. 뭐라고 썼을까? 아무도 모릅니다. 혹시 이렇게 쓴 건 아닐까요? “지들은?...”
예수님이 땅에 무언가 쓰신 것은 자기의 죄를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타인을 단죄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자.
외로움
내 마음의 선택이 무엇인지에 따라 기쁨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슬픔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기적이다.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